1700년 전 로마의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권력을 버리고 선택한 도시가 있다. 그는 이곳에 거대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궁전을 짓고 평온한 여생을 보냈는데, 그 곳이 바로 스플리트(Split)이다. 스플리트(Split)는 인구 20만명이 살고 있는 크로아티아 제2의 도시로서 1700년 전 로마 유적 안에서 일반 시민들의 일상 생활이 영위 되고 있는 독특한 도시로서 언제나 밝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활기찬 도시이다.
로마시대 당시 디오클레티안 궁전(Diocletian’s Palace)의 건물 조형도를 보면 성벽 아래에 현재의 리바(Riva) 거리는 없고 아드리아 해의 바닷물이 바로 펼쳐지고 있었다. 아침에 황제 침실에서 창문을 열면 동쪽으로는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고 남쪽으로는 아드리아 해의 푸른 바다가 넘실대고 있었을 것이다.
스플리트(Split) 성벽 앞 항구에는 호화로운 페리와 크루즈 선박들이 많이 정박해 있다. 거대한 크루즈 선박 앞으로는 뜨거운 햇살을 맞으며 다음 행선지로 떠나거나 스플리트(Split)를 처음으로 찾은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더해지고 있어 도시에 활기참을 불어넣고 있다.
리바(Riva) 거리 쪽으로 조금만 걷게 되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길을 만날 수 있다. 길에서 마주 치게 되는 카페들은 과거의 흔적을 보존하면서 현대의 멋을 살린 모습이 이채롭다. 해변에 가까워질수록 눈에 들어 오는 색다른 풍경은 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은퇴하여 여생을 보내고 싶었던 도시로 이곳을 꼽았는지 알 수 있게 한다.
크루즈에서 내린 여행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성곽의 남문인 브라스 게이트 앞으로 달려간다. 이곳에는 디오클레티안 궁전(
Diocletian’s Palace)의 청동 궁형도가 있는데 디오클레티안 궁전의 옛 모습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스플리트(Split) 항구로 들어오고 나가는 보트와 푸르고 높은 스플리트의 하늘을 구경하기 가장 좋은 곳이 바로 리바(Riva) 거리이다. 스플리트(Split)를 찾은 관광객이라면 이곳 리바(Riva) 거리를 밟지않을 수 없을 것이다. 스플리트(Split) 최대의 번화가로 이곳의 음식,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해변에 인접한 거리이기 때문에 지중해의 아름다움까지 동시에 느낄 수 있으며 리바항구와도 인접해 아름답고 평화롭게 정박한 요트들, 드나드는 여행자들의 웃고 떠드는 소리, 매일매일 들어오는 신선한 수산물들 까지 놓치지않고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디오클레티안 궁전의 남문인 브라스 게이트로 나오면 바로 리바(Riva) 거리를 만날 수 있다.
리바(Riva) 거리에서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의 남문인 브라스 게이트로 들어가면 지하공간이 나오는데, 이 곳은 궁전의 남문으로 통하는 지하통로였다고 한다. 원래 남문은 해안과 맞닿아 있었고 선박들의 정박지에 연결된 대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로마시대 이후, 남문 앞 해변을 매립하면서 이제는 이 남문의 지하통로가 리바(Riva) 거리와 연결되는 통로와 같은 모습으로 바뀌게 된 것이라고 한다.
이 지하통로는 대낮인데도 너무 너무 시원했다. 통로의 묵직함 외에는 옛 로마시대의 모습은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이 지하 공간이 마치 로마시대로 나를 인도하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이 지하통로에는 수많은 나라에서 온 여행객들로 북적러림으로 인해 지하의 공간은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이 지하통로에는 관광지의 느낌이 물씬나는 수많은 기념품 가게들이 성업 중이다. 지하통로 양쪽으로 상점들이 위치해 있는데, 대리석 기념품, 공예품, 액자그림, 기념 자석, 산호 액세서리 등 다양한 물건들이 팔리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가게들보다 가격은 조금 더 비싼 것 같아서 눈으로만 구경하며 상점가를 통과했다.
남문을 통한 지하통로를 따라 걷다보면 지상으로 나오게 되는데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것이 웅장한 성도미니우스 대성당(Katedrala Svetog Dominius)의 시계탑과 열주 광장(Peristill)이다.
성도미니우스 대성당(Katedrala Svetog Dominius)은 스플리트(Split)의 초대 주교이자 수호 성인인 성 도미니우스의 관이 모셔져 있는 성당이다. 성 도미니우스는 황제 디오클레시아투스에 의해 죽임을 당했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성당이 있는 자리는 황제 디오클레시아누스의 관이 있던 자리라고 한다. 황제가 죽은 후 170년 동안 이 곳에 보관되었던 황제의 주검은 어느 날 갑자기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 버렸고, 그 행방 또한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2세기 동안 로마네스크,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60m 높이의 종탑이 있는데 이 곳에 오르면 스플릿의 전망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성도미니우스 대성당(Katedrala Svetog Dominius) 앞에는 스플리트 문화의 중심지이며 대리석기둥으로 둘러싸여 있어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열주 광장(Peristill)이 위치하고 있다. 궁전 중심에 있는 이곳은 광장이라고 하기에는 작지만 당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실제로 집무를 보고 활동했던 역사적인 곳이라고 한다. 그리스에서 대리석 기둥을, 이집트에서 스핑크스를 직접 가져와 궁전을 지어 그 의미가 더욱 돋보이는 곳이라고 한다.
열주 광장(Peristill)에서 바다쪽을 향해 있는 청동의 문과 연결된 계단을 오르면 황제 알현실(Vestibule) 입구가 나온다. 신하가 황제를 알현하기 위해 대기하던 장소로 커다랗고 둥근 돔모양이 특징이다. 현재 돔은 천장이 붕괴되어 하늘이 보일 정도로 뻥 뚫려 있다. 울림이 좋아서 현재 크로아티아 전통 아카펠라 합창클라피(Klapa)의 공연장으로 사용중이라고 한다.
성곽 안쪽으로는 비좁은 골목길들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다 .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보면 마주치는 모든 풍경은 그림이나 영화 속 장면 그대로였고,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느낌이 수없이 반복되곤 한다.
황제가 살던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Diocletian's Palace)의 황제 알현실(Vestibule)에서 남쪽으로 더 들어가 계단을 조금 오르면 황제 궁전의 주거공간이 나타난다. 그러나 너무나 아쉽게도 현재 황제의 주거 공간은 오랜 세월 속에서 많이 훼손되어 건물터와 함께 벽돌기단 부분만이 남아 있다. 현재 황제의 침실 공간에는 성벽의 아치 외에는 남아있는 것이 없지만 로마 시대 당시에는 이곳에 침실의 화려한 창문이 붙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황제는 이 창을 통해 바깥 세상을 내다보았을 것이다.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Diocletian's Palace)은 3면은 육지를, 한 면은 바다와 접해있고 동서남북에 궁전으로 향하는 출구가 있다. 각 출구는 은의 문(동), 철의 문(서), 청동의 문(남), 황금의 문(북)으로 불린다. 동문은 재래시장, 서문은 쇼핑가, 남문은 바다, 북문은 공원과 이어진다. 모든 문들이 1700년 전에 지어진 성문임에도 도시의 문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왔다.
▲ 은의 문(Porta Argentea)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으로 지은 성도미니우스 대성당(Katedrala Svetog Dominius) 의 백미는 종탑에 올라 스플리트(Split)의 전경을 감상하는 것이다. 좁고 가파른 통로로 인해 오르는 동안 다리가 후들거리는 아찔한 상황이 내내 연출되지만 이를 극복하고 종탑 꼭대기에 오르면 쪽빛의 아드리아해 곁으로 붉은 지붕이 촘촘히 빛나는 스플리트(Split)의 아름다운 풍경이 선물처럼 펼쳐진다.(유료 4kn)
종탑에서 스플리트(Split) 전경을 바라보면, 로마 유적 지붕에 세워져 있는 동그란 접시모양의 위성 안테나들이 많이 볼 수 있다. 즉, 스플리트(Split)는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관지이자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지만, 이곳은 3,000여명의 사람들이 삶을 꾸려가는 북적거리는 터전이기도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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