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호텔 조식 후 체스키크롬로프성 전경을 감사하고 체스키크롬토프의 아름다운 마을을 둘러보았다. 오늘 날씨는 한국에서는 평소 겪어보지 못한 날씨이다. 한겨울에 덕유산 향적봉에 올랐을 때의 그런 기온이다. 조금만 바람이 불어와도 여러 겹의 옷 속으로 차가운 기운이 스미어들어 사람을 한기에 휩싸이게 한다. 정말 추운 날씨다.
체스키크룸로프는 프라하에서 남서쪽으로 200여 km 떨어진 오스트리아와의 국경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S자로 완만하게 흐르는 블타바 강변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있는 작은 도시로 붉은 지붕과 둥근 탑이 어우러져 동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한는데 아쉽게도 겨울에는 특유의 붉은 지붕을 볼 수가 없고 대신 눈쌓인 하얀지붕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체코가 공산 국가였던 시절에는 그저 낙후된 도시에 불과했던 체스키크룸로프는 1992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300여 개 이상의 건축물이 문화 유적으로 등록되었으니 도시 전체가 유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체스키크롬로프 성 꼭대기서 작은 마을을 감싸며 흐르는 블바타강을 따라 나란히 내려오다 보니 어느덧 마을의 중앙광장에 이르렀다. 광장 중앙에는 탑이 우뚝서 있고 파스텔 톤의 중세 건물들이 탑을 감싸고 있다. 동화같은 체스키크롬로프의 작은 마을을 소풍하듯 산책하듯 여유로움을 안고 걸어야 하건데 살을 파고드는 듯한 추위가 여행자의 여유로움을 끝내 방해한다.
다음은 체스키프롬로프에서 체코의 수도이며 백탑의 도시라고 불리우는 프라하로 3시간의 버스를 타고 이동하였다. 체코 프라하는 우리들에게 왠지 낯설지 않은 도시이다. 2005년 전도연과 김주혁 주연의 SBS <프라하의 연인>으로 우리들에게 친숙하고 동경의 도시가 되었고 체코의 프라하에서는 블타바 강에 걸쳐진 오랜 역사를 간직한 낭만의 다리 카를교를 걸었고, 1400여년에 제작되었으며 세계에서 3번째로 오래된 천문시계탑의 은은한 울림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1365년부터 지금까지 프라하의 구시가지를 대표하는 상징물인 틴성당과 바출라프 광장 등을 야경으로 볼 수 있었다.
한가지 정말로 아쉬운 점은 블타바강변서 바라본 프라하 성과 카를교의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이고 세계 3대 야경 중 하나가 프라하 야경이라고 하던데 그놈의 추위 때문에 야경을 만끽해야 한다는 것을 날씨에 의해 강제로 잊고 말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고, 왠지 이 작은 도시 안에 수많은 슬프고도 예쁜 사연을 품고 있을 이 도시를 걷었다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로맨스를 경험한 것처럼 만족스럽기는 하다.
카를교는 상인거주지를 잇는 최초의 다리로 보헤미아왕 카를 4세 때(1346~1378)에 건설되었기 때문에 카를교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후에 양쪽 난간부에 상인들의 석상을 세웠고, 다리 양쪽에는 탑이 있는데 그 사이의 다리 길이는 약 500m라고 한다. 카를교는 블타바 강에 걸쳐진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고 1841년까지 프라하 올드타운과 그 주변을 잇는 유일한 다리였다고 한다.
프라하의 명물 천문시계(Prague Astronomical Clock)는 15세기 프라하 대학의 수학교수였던 하누슈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기발하고도 아름다운 시계에 대한 소문이 유럽 각 국으로 퍼지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주문이 쇄도하였다고 한다. 그러자 이 시계를 독점하고 싶은 프라하 시청에서는 하누슈 교수가 두 번 다시 시계를 만들지 못하게 하기 위해 그를 장님으로 만들었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현재 작동하는 천문 시계로서는 가장 오래된 시계이며 세계에서 3번째로 오래된 천문 시계로도 잘 알려져 있다. 천문시계는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맨 위는 매시 정각 12사도의 행진을 보여주고 두번째는 아스트로라비움인 천체의 움직임과 시간을 알려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캘린더리움으로 달력 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매시 정각이 되면 해골이 천천히 움직이며 정시를 알리고, 뒤이어 12사제 인형이 모습을 드러낸 후 황금색 닭이 얼굴을 내밀며 목청껏 울부짖는다. 20초 정도의 짧은 이벤트지만 이를 보고 촬영하기 위해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천문시계와 바로 마주보는 노천까페에서 hot wine이나 커피를 마시는 한가로움 속에 이벤트를 보는 것도 낭만적이리라.
틴성당은 1365년에 건립되기 시작해 17세기까지 다양한 건축 양식을 거치면서 지금의 모습인 고딕 양식이 되었다고 한다. 높이 80m의 두 개의 첨탑은 아담과 이브의 탑으로 외형상 똑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크기가 조금 다르다고 한다. 성당 내부에는 덴마크의 천문학자 티코브라헤(TychoBrahé)가 잠들어 있다고 한다. 현재 관광객들에게는 완전 개방은 하지 않으며, 미사 시간 전후로만 개방하고 있다. 틴성당은 프라하를 상징하는 건축물인 동시에 구시가 광장의 명물이라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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