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여행 15 : 안탈리아의 <파묵칼레>
튀르키예 서남부 파묵칼레(Pamukkale)에서 발굴된 고대 도시 히에라폴리스(Hierapolis)는 성스러운 도시라는 뜻으로, 2~3세기 로마 왕족이나 귀족들이 휴가를 떠나거나 치유의 시간을 보내던 온천 도시였다고 합니다.
히에라폴리스(Hierapolis)는 기원전 190년에 시작된 도시의 유적으로서 페르가몬(Pergamon) 왕 에우메네스 2세(Eumenes II)에 의해 세워진 도시라고 합니다. 히에라폴리스(Hierapolis)는 비잔틴 시대까지 번영하였으나 셀주크제국( Büyük Selçuklu İmparatorluğu)에 의해 멸망하였다고 합니다.
고고학 박물관(Hierapolis Arkeoloji Muzesi)은 히에라폴리스(Hierapolis)에서 출토된 유물을 모아놓은 박물관으로 전부 3개의 전시관이 있다고 합니다. 주로 2~3세기 로마시대의 유물들로 대리석상과 부조, 토기, 등잔, 액세서리, 동전 등이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원형극장(Roman Theaters)은 도시의 북동쪽 산 경사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2세기 하드리아누스 황제(Publius Aelius Trajanus Hadrianus) 때 처음 건립되었디고 하며, 45줄의 객석에 1만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합니다. 둥근 관객석 맨 위에서 파묵칼레(Pamukkale)의 멋진 전망을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히에라폴리스(Hierapolis) 곳곳에 설치된 고대 로마 공중목욕탕인 테르메(thermae)는 온욕실과 냉욕실은 물론 스팀으로 사우나를 할 수 있는 방과 대규모 운동시설 등이 갖춰진 종합 문화공간이었다고 합니다. 히에라폴리스(Hierapolis)의 대표적인 온천은 고대 수영장인 앤티크 풀(Antique pool)이라고 합니다. 기상 조건과 관계없이 항상 섭씨 36도의 수온이 유지되는 탄산 온천으로,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여 피부 알레르기와 염증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앤티크 풀(Antique pool)은 25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서기 692년에 발생한 지진으로 무너진 히에라폴리스(Hierapolis)의 유적을 온천수가 덮으면서 고대 도시의 기둥이 잠긴 천연 온천이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앤티크 풀(Antique pool)은 현재에도 운영되고 있는데 견학하는 것은 무료이지만 온천을 이용할 경우에는 별도의 요금을 내야한다고 합니다. 파묵칼레(Pamukkale)의 독특한 자연과 히에라폴리스(Hierapolis)의 유구한 역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이색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고 합니다.
히에라폴리스(Hierapolis)의 광대한 지역 여기저기에 유적이 흩어져 있어 히에라폴리스(Hierapolis)를 걸어서 전부 둘러보는데는 하루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언덕이 있어 땡볕이 내리쬐는 한여름에 걸어서 관람하기에도 무리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편하게 관람하려면 매표소에서 별도의 요금을 내고 카트를 타고 돌아다니는 카트투어가 필수라고 합니다.
도미티아누스 문(Domitiaus Gate)은 원형 기둥이 남아있는 메인 도로의 끝에 위치한 3개의 연속 아치가 남아 있는 문으로, 총독 율리우스 프론티누스(Julius Frontinus)가 85년에 도미티아누스 황제(Caesar Domitianus Augustus)를 기리기 위해서 세운 것이라고 하여 프론티누스 문( Frontinus Gate)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로마 욕탕(Basilica)은 도미티아누스 문(Domitiaus Gate)을 통과하면 바로 보이는 건물로, 거대한 두 개의 아치가 인상적입니다. 온천을 이용한 치료와 휴양이 이 도시의 존재 이유였던 만큼 욕탕 시설은 어느 곳 못지 않게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합니다. 로마 욕탕(Basilica)은 3세기에 처음 지어졌다고 하며 이후 잦은 지진으로 무너지고 재건축하기를 반복하였다고 합니다.
네크로폴리스(Necropolis)는 '죽은 자의 도시'라는 의미로 공동묘지를 말합니다. 히에라폴리스(Hierapolis)의 방문객 중에는 온천수를 이용한 치료목적으로 찾아오는 환자가 많았는데, 결과적으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여 대규모의 네크로폴리스(Necropolis)가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네크로폴리스(Necropolis)에는 1200여기의 무덤이 있다고 하는데, 시대별로 봉분과 석관 등 다양한 형태의 무덤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오랜 동안 사용해서인지 묘지의 양식도 헬레니즘에서 비잔틴까지 다양하다고 합니다.
파묵칼레(Pamukkale)는 하루 일정으로 있기에는 매우 부족합니다. 다음에 파묵칼레(Pamukkale)에 다시 방문한다면 원형극장(Roman Theaters)부터 네크로폴리스(Necropolis)까지 좀 천천히 여유롭게 둘러보고 싶습니다. 고고학 박물관(Hierapolis Arkeoloji Muzesi), 아폴론 신전, 도미티아누스 문(Domitiaus Gate), 네크로폴리스(Necropolis) 등의 유적들을 시간이 부족하여 수박 겉햩기 식으로 대충 본 것 같아 너무 아쉽습니다.
파묵칼레(Pamukkale) 마을 뒷편의 언덕을 뒤덮고 있는 하얀 석회층은 파묵칼레(Pamukkale)를 상징하는 최고의 장소입니다. 석회성분을 품은 33~36도의 물이 지하에서 솟아나와 언덕을 흐르며 석화를 남기고 그 위에 계속해서 침전이 진행되어 석회언덕이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우기에 온다면 좀더 반짝반짝한 파묵칼레(Pamukkale)를 볼 수 있었을텐데 제가 방문한 시기는 건기였기 때문에 매마른 파묵칼레(Pamukkale)를 마주할 수 밖에 없어 무척 아쉬웠습니다. 실제로 예전에는 물이 차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하얀 욕조같은 석회붕이 엄청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겹겹이 이어지는 파묵칼레(Pamukkale) 석회붕이 매우 신기할 따름입니다.
우리나라 경상남도 남해의 다랭이 논을 보듯 여러 겹으로 덮인 석회붕이 계단처럼 이어져 있고, 옥빛을 머금은 물을 담고 있는 그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물은 칼슘과 이산화탄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카펫과 비단을 직조할 때 표백제로도 쓰인다고 합니다.
파묵칼레(Pamukkale) 석회봉의 신비로움을 발로 느끼고자 한다면 신발을 반드시 벗고 석회봉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물이 많이 메말라 있어서 아래쪽까지 내려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노면이 고르지 않은 곳이 많아 걸어다니기에 발바닥이 조금 아프기도 했습니다. 파묵칼레(Pamukkale)에 입장한 사람들 중에는 한쪽 수로를 따라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족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고, 천연 풀장에 몸을 담그고 몸을 적시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