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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여행 넷! 코린토스 운하

powernomics 2018. 8. 9. 21:00

 

 

 

     펠레폰네소스 반도로 들어가는 길목에 유난히 폭이 좁은 지형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운하를 짓는 상상을 했다. 여기에 배로 통과할 수 있는 물길만 생긴다면 멀리 반도를 돌아서 가야할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고대 그리스 폴리스 시절 대부터 시작해 로마시대에 이르러서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칼리굴라 등이 운하건설을 시도했지만 끝내 성공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188293년에 프랑스 자본의 민간회사에 의해 굴착되었고 그리스 본토와 펠로폰네소스 반도 사이의 지협지형인 이오니아 해의 코린티아코스 만과 에게 해의 사로니코스 만을 연결하는운하는 완성되었다. 이 운하가 완성됨으로써 아테네의 외항 피레에프스와 이탈리아의 브린디시 사이의 항로를 320km 단축하였다고 한다.

 

 

▲ 코린토스 운하를 연결하는 다리 건너 한 편에는 카페와 기념품 가게가 있다.

 

 

 

 

 

 

    이미 수도 없이 사진으로 봤던 코린토스 운하지만 다리 위에서 운하를 내려보는 내 가슴 박동이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고 나도 모르게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아마 여기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각자가 자기의 언어로 최고의 감탄사를 자기도 모르게 외치게 될 것이다. 수직으로 깎아지른 벼랑 사이로 벽옥 같은 바닷물이 흐르고 있었다. 저 멀리 시간을 잊은 듯 느리게 움직이는 작은 유람선을 보고서야 이곳이 사람의 의지로 파낸 뱃길이란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코린토스 운하의 폭은 좁은 곳이 21.3m, 최대가 24.6m이며 깊이는 80m이고, 운하의 정확한 길이는 6.345km이다. 코린토스 운하 공사로 인해 펠로폰네소스 반도와 그리스 본토가 지리적으로 분리되었으며 이 두반도를 잇는 다리가 건설되었다. 폭 24.6m에 깊이 80m로 무려 6km가 넘는 땅을 파내어 만든 이 거대한 코린토스 운하는 고대 로마 시대 네로 황제부터 파기 시작해서 몇 번의 좌절과 새로운 시도 끝에 19세기 말(1893년)에 이르러 결국 완공되었다고 한다. 

 

 

 

  

 

 

 

▲ 코린토스 운하를 오가는 배들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인 선착장. 선착장 주변에는 조용한 카페도 있다.

 

 

 

 

   코린토스 운하의 건설은 성공적이었으나 좁은 폭과 얕은 깊이, 강한 바람과 조류, 더군다나 석회암 지형으로 무너질 위험이 높아 선박회사들은 코린토스 운하를 통과하는 것을 꺼린다고 한다. 현재는 관광객들을 위한 크루즈 선박이나 여객선 정도가 오가는 데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여객선을 타고 코린토스 운하를 왕복하는 동안 코린트만 해협 근처에서의 운하 곳곳에 운하의 벽이 무너져 내린 곳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운하의 수위가 일정하여 갑문은 없으나 약간의 조류에도 항행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암벽 붕괴와 배에서 나오는 그을음을 막기 위해 항행 속도는 평균 시속 1노트(약 1.85km)에서 5노트(9.26km)로 한정한다고 한다.

 운하의 수면 위 60m에 길이 33m의 다리를 놓았으나 철도교는 폐쇄하였다고 한다. 

 

 

 

 

 

 

 

   파란 물감을 뿌려 놓은 듯한 에게해와 직접 기계로 파내려간 깎아지른 듯 아찔한 황토색 절토면, 파란 하늘을 받치고 공중에 떠있는 듯한 다리의 조화로움은 보는 이로 하여금 예술작품 속에 들어온 듯한 환상적인 느낌을 갖게 해준다. 여기에 시원한 맥주 한모금을 머금으면 로맨틱한 서정성과 팬타스틱한 상상력을 더할 수 있다.

 

 

 

 

   코린토스 운하를 바라보면서 인간에 대한 경외감이 들었다. 인간은 멀리 돌아가는 바닷길을 줄이기 위해서 땅을 파내어 새로운 물길을 열었다. 지형이 바뀌었고, 육지였던 지역이 이제는 걸어서 갈 수 없는 섬이 되었고 배가 드나드는 운하가 되었다. 코린토스 운하는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해내고자 하는 인간의 굳은 의지가 만들어 낸 인간 승리의 표본이 아닐까?

 

 

 

 

 

 

▲ 코린트만 해협

 

▲ 코린트만 해협에서 바라본 코린토스 운하 입구